뿌하인드
뿌하인드는 계단뿌셔클럽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비정기 레터입니다. 윌리 또는 버기가 가끔씩 나누고 싶은 이야기 거리가 있을 때 써서 보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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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너무 예뻐요! 잘 팔릴 것 같은데, 판매 계획 없나요?”
계단뿌셔클럽의 굿즈를 접해 본 분들께 종종 듣는 질문입니다. 지난 사단법인 창단식에서도 과거 굿즈들을 보시고, 탐내던 분들이 계셨거든요. 이 질문을 받으면서 우리가 굿즈를 왜, 어떻게 만들더라 고민해봤는데요. 오늘은 “굿즈만들기 대작전” 이야기를 윌리가 들려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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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지도 않을 굿즈를 이렇게까지 열심히 만드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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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저희도 가끔 생각합니다.
“이거 한 번 팔아볼까?”
그렇지만 계뿌클은 굿즈를 단순히 예쁜 아이템, 단체 홍보용 아이템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판매하지 않고 있습니다. 굿즈는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계뿌클 참여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이면서 참여의 증거이죠. “돈으로 살 수 없는 다정함”을 내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만드는 특별한 아이템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계뿌클은 굿즈를 만들 때에도 몇 가지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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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1. 내가 갖고 싶은 것 + 쓸모 있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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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를 기획할 때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이걸 내가 정말 갖고 싶을까?”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제 취향에만 맞춰서 ‘기호품’을 만들어서도 안되고요. 한 번 쓰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자주 쓰이면서도 계뿌클을 떠올릴 수 있는 아이템이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만든 첫 굿즈가 양말과 로고 스티커 2종이었어요. 가장 무난하면서도, 계뿌클을 드러낼 수 있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스티커도 너무 많으면 별로라는 버기의 의견을 들어 영문/한글 로고 2종으로만 제공합니다. 그렇지만 기본 굿즈를 벗어나 추가 아이템을 만들 때면 고민이 많아집니다. 최근 후원자 굿즈에 파우치를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버기에게도 의견을 물었는데요.
버기: “나쁘진 않은데, 사실 저는 파우치를 잘 안 써요. 가방 안 들고 다닐 때도 많고요.”
윌리: “근데 테크 파우치는 좀 다르지 않아요?”
파우치는 가방에 넣어야 할 것 같아서, 짐이 가벼운 사람들이 쓰기엔 어려울 수 있는데요. 테크 파우치는 크기가 작아 소지품 정리하기에 적당하고, 백팩이나 가방에 키링처럼 걸 수도 있는 실용적인 아이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리서치 끝에 알약, 에어팟, 충전선 등 작은 소지품을 넣기 좋다는 걸 확인했고, (설득과 통보 끝에) 이번 후원 굿즈로 결정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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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뿌셔클럽 테크 파우치 (목업, 제작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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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갖고 싶어서 만들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좀 예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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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는 공짜가 아닙니다.
기획하고, 제작하고, 퀄리티를 높이려면 시간과 비용이 꽤 들어가죠. (생각보다 정말 꽤 들어갑니다)
- 편하게 만들려면? → 대행업체에 맡기면 되지만, 가격이 비싸고 오래걸림
- 퀄리티를 높이려면? → 비싼 옵션을 고르면 되지만, 가격이 비쌈
아니면 적당히 저렴한 곳에서 그저 그런 아이템을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제가 갖고 싶은 브랜드는 아닐 것 같았어요. 한정된 예산 안에서 최대한 좋은 결과물을 뽑아내는 방법은 계속 찾아보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 한가지. 적절한 규모, 직접 공장을 갖고 있거나 작업물 컨트롤이 가능한 곳을 찾으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25 봄시즌 크루 티셔츠는 네이비 + 화이트 로고 조합 디자인을 선택했습니다. 심플한 만큼 인쇄 퀄리티가 중요했습니다. 어두운 천 위에 밝은 인쇄가 들어가면, 밑색이 비쳐서 예쁘지 않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잘못하면 잉크가 뭉개져서, 날렵한 각이 죽을 수도 있고요. 계뿌클 로고들은 1:12 각을 지켜주는게 핵심인데 말이죠. 이를 고려한 인쇄 방법을 찾아보다가, 발견한 업체! 직접 인쇄를 관리하고, 친절하게 상담하면서 안내해주셨습니다. 다만 예산을 초과한 견적을 받았는데요. 저희 자금 사정과 다음 시즌의 티셔츠 제작 의뢰 가능성 등 여러가지 협의를 통해 원래 예산 내에서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대만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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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3. 컨셉과 기능: 계뿌클 정체성을 유지할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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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뿌셔클럽 굿즈에는 한 가지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예쁨보다 중요한 건 의도한 기능을 하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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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 로고를 적극 활용하기
영어 로고가 깔끔하고 예쁘게 보이긴 하지만,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건 이동약자와 그 친구들이 계뿌클을 보고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에요. 그래서 가능하면 한글 로고를 활용합니다. “무드”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팀과 함께 한다는 걸 전하는게 (아직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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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로고로도 예쁘게 만들 수 있어요 (어려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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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즈의 TPO를 고려하기
그래서 굿즈의 목적(기능)에 따라 디자인도 다르게 구성합니다. <크러셔 클럽> 정복활동에서 게스트를 환대해주는 크루들의 티와, 후원을 통해 계뿌클을 강화하는 부스터즈의 티셔츠는 기능에 따라 다른 디자인을 채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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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즈의 디테일 뿌시기
가능하면 디테일을 챙기려고 합니다. 이번 봄 시즌 굿즈로 제작한 O링 지퍼 파우치가 그러한데요.
기존 지퍼는 일자형이었는데, 손 사용이 불편한 크루들도 있어 O링 지퍼로 변경하면 좋겠더라고요. 하지만 문제는… 공장에는 O링 지퍼가 없었어요. 결국, O링 지퍼를 따로 구매해 공장에 보내 직접 교체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이걸 들어준 공장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이동약자와 그 친구들이 함께 하는 커뮤니티니까요. 모든게 완벽하진 않아도,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보면 또 더 나은 방법이 있더라고요. 기쁘게도 이번 굿즈 중 파우치가 가장 좋았다는 피드백 많이 받았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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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퍼 변경한 O링 지퍼 파우치 (반대편엔 한글로 계단뿌셔클럽 적혀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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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를 만드는 이유, 그리고 팔지 않는 이유
굿즈를 만드는 과정은 재미있습니다. 제가 해보지 않은 영역의 일이어서 새롭게 알게 되는 것도 많고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투입하게 됩니다. 가끔은 “이걸 지금 이렇게까지 하는 게 맞을까?” 하는 고민도 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러셔들이 세상 수많은 굿즈들 중 계뿌클 굿즈에게 기꺼이 자리를 내어줄 때, 참 뿌듯하더라고요. 계뿌클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혹은 즐거웠던 기억 때문일거라고 생각합니다.
계뿌클 굿즈는 당분간 판매 계획이 없습니다. 언젠가 판매하게 되더라도, 크루와 후원자들에게 제공하는 굿즈만큼은 언제나 특별한 예외로 남겨둘 예정입니다.
*그렇지만 아예 얻을 수 없는 건 아니에요! 클럽활동에 참여하거나, 후원으로 합류하시면 만나보실 수 있어요. 곧, 부스터즈 굿즈가 제작 완료될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많관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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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뿌셔클럽의 기본 굿즈 2종이 25년을 맞아 리뉴얼 되었습니다. 이 굿즈는 정복활동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실물이 훨씬x100 예쁘답니다)
크러셔님,
따뜻한 봄, 가뿐한 정복으로 주말 오전을 뿌듯하게 맞이해보면 어떨까요?
서울 완전정복을 꿈꾸는 2025년, 님의 다정함을 더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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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러셔, 오늘의 레터는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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