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하인드는 계단뿌셔클럽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비정기 레터입니다. 윌리 또는 버기가 가끔씩 나누고 싶은 이야기 거리가 있을 때 써서 보내드립니다. 올해 첫 뿌하인드의 주제는 '기업 협업', 작성자는 파트너십 담당자 버기입니다.
아빠 회사 좋은 회사네?
by 버기 · 2025. 2. 19.
기업협업 확대를 위해 운영했던 체험 부스 (대한상공회의소)
기업과 협업할 때 자주 만나는 난관이 있습니다. 바로 ‘이 협업이 왜 회사에 도움이 되는지 설득하는 것’입니다.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최근에 굉장한 힌트를 하나 얻게 됐습니다. 이야기는 갑작스레 초대받은 한 ‘깜짝 파티’로부터 시작됩니다.
저는 취지를 잘 아는데 저희 팀장님이...
협업을 위해서는 때로 먼 길을 가야 한다!
감사하게도 계단뿌셔클럽과의 협업을 원하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임직원 참여형 정복활동인 ‘콜라보 클럽’을 해보자고 연락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에서 <크러셔 클럽> 활동 모습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보시곤 “우리 직원들이 직접 참여해볼 수 없을까?”하고 문의를 주시는 거죠. 아주 감사하고도 반가운 변화입니다.
그런데 문의를 받는다고 해서 무조건 성사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성사되려면 기업의 실무 담당자가 의사결정자를 설득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설득 과정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와 논의하는 담당자 분들이 많이 하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저는 계단뿌셔클럽이 왜 필요한지 너무 잘 아는데, 저희 팀장님을 설득하는 게 생각보다 어렵네요. 보통 어떻게들 설득하세요?”
아무래도 의사 결정자는 ‘이 프로젝트가 우리 회사에 어떤 도움이 되는거야?’가 궁금할 수밖에 없겠죠? 저희도 매번 ‘이 기업은 어떤 논리로 설득하는게 효과적일까?’를 고민하곤 하는데요. 최근 CTR 에너지라는 회사의 ‘깜짝파티’에 초대되어 갔다가 아주 설득력있고 감동적인 힌트를 하나 얻게 되었습니다.
CTR 그룹은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제조회사입니다. 2023년부터 꾸준히 협업해온 기업인데요. 작년에는 그룹 내 여러 계열사에서 5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비대면 정복활동 챌린지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덕분에 저희가 기반이 없던 경남, 경북, 울산 지역에서도 수천 개 장소를 정복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캠페인을 논의하기 위해 연초에 창원을 방문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출장 며칠 전에 흥미로운 연락을 받았습니다. CTR 계열사 중 하나인 ‘CTR 에너지’에서 작년 챌린지에 정말 열심히 참여한 직원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심지어 10위권에 6명이나 들었다는 것이 아니겠어요? CTR 에너지 직원 분들이 계단뿌셔클럽에 관심이 많으니, 점심시간에 깜짝 방문해서 도시락 먹으며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이었습니다. 평범한 출장이 흥미진진한 비밀작전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예고없이 나타난 저희를 보고, 딱히 놀라진 않으시더라고요; 다같이 즐겁게 식사하며 활동 후기를 들었는데, 정말 감사한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다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다가 순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열심히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회사 주변 장소들이 금방 동나면서 일부 직원들은 더 멀리 이동해 정복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좋은 일인데 재미있어서 더 좋았다’고 말해주셨는데, 저희가 늘 듣고 싶은 이야기여서 기뻤습니다.
"아빠 회사 좋은 회사네!"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주신 팀장님…
이날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한 팀장님의 소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회사에서 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참여하셨다고 합니다. 혼자 하기 심심하니, 주말에 배우자와 함께 정복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막상 나가서 같이 걸으며 정복하다보니 평소 나누지 않던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고, 예상보다 활동이 재미있었다고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계뿌클에 관해 계속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초등학생 자녀가 “아빠, 뭐 그렇게 재밌는 이야기 해?”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복활동에 대해 설명해주었더니 아이가 이렇게 말하더라는 거에요. “아빠 회사 되게 좋은 회사네!” 그 순간 팀장님은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된 것 같았고, 그런 기회를 마련해준 회사에 애정을 느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계단뿌셔클럽에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하셨습니다.
이 이야기가 참 좋았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이동약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참여한 사람들에게 기쁨과 보람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바람이, 마음 속으로 바랐던 그대로 현실로 구현된 것 같아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기업과 협업할 때 담당자를 설득할 강력한 논리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콜라보 클럽을 하면 (중략) 직원들이 회사를 더 사랑하게 됩니다.” 이보다 좋은 설득 논리가 또 있을까요?
봄시즌 크루 모집 D-2
2월 21일 금요일, 그러니까 모레 <크러셔 클럽> ‘25 봄시즌 크루 모집이 시작됩니다. 이번 봄시즌에는 정복활동을 꾸려가는 기존의 ‘정복크루’는 물론, 조금 더 자세한 콘텐츠를 만드는 ‘에디터크루’도 새롭게 모집합니다. 지난 시즌 크루 모집은 4일만에 조기 마감됐는데요.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알람받기’를 해두시면 오픈 직후 문자로 안내 받으실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