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하인드
뿌하인드는 계단뿌셔클럽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비정기 레터입니다. 윌리 또는 버기가 가끔씩 나누고 싶은 이야기 거리가 있을 때 써서 보내드립니다. 오늘의 뿌하인드 작성자는 오랜만에 버기입니다. |
|
|
크루데이는 계뿌클에 있어 몹시 아주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크러셔 클럽>은 계뿌클의 기둥이고, <크러셔 클럽>의 성패는 크루가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크루들은 첫 만남 자리인 크루데이에서 한 시즌 얼마나 열심히 활동할지 결정짓는 것 같습니다. 첫날 비전에 충분히 공감하고 팀워크에 대한 기대감을 느껴야만 즐겁고 보람차게 꾸준히 활동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성을 잘 알면서, 저는 이번 가을시즌 크루데이를 앞두고 초심이 흔들렸습니다.
‘너무 바쁜데…? 정성 몇 스푼 덜어내도 잘 모르겠지…?’ |
|
|
봄시즌에는 크루데이 준비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처음이라서 불안했고, 그래서 치밀했습니다. <크러셔 클럽>의 본질은 무엇인지, 그 본질을 크루데이에서 어떻게 구현할지, 어떤 프로그램과 어떤 메시지로 전할지 깊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토론했습니다. 받침 하나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시를 쓰려고 예민하게 따져보는 시인처럼 깐깐하게 기획하고 준비했습니다. 첫날 마음이 움직여야 3개월 넘는 긴 활동을 꾸준히 하실 것 같았거든요. 행사를 시작할 때는 ‘최소 3루타를 쳐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타석에 나가는 기분이었습니다.
결과는 괜찮았습니다. 100%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준비한 것들을 차근차근 잘 풀어냈습니다. 크루들의 만족도 조사 결과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이 활동을 왜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응답들이 많아 감사했고 안도했습니다. 봄시즌, 처음이라서 중간에 바뀐 것도 많고 우당탕탕 했는데요. 끝내 목표도 달성하고 무탈하게 잘 해냈습니다. 몹시 뜻깊었던 크루데이에서 동력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가을시즌에는 좀 해이했습니다. 핑계야 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하나도 성사되지 않은) 흥미로운 협업 제안이 갑자기 몰려 여기저기 미팅을 다녔고요. 심지어 크루데이 전날 호기롭게 부산 출장도 다녀왔습니다. 3~4주 전부터 행사의 초안을 잡고 수정하고 토의하던 봄과 달리, 1주일을 앞두고서야 행사 기획서를 썼습니다. 당연히 이런 생각이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잘했으니까, 이번에도 비슷하게 하면 되겠지? 성공 경험이 쌓인다는 게 이렇게 좋은 거구나^^’ |
|
|
끝나고 복기하는데 마음이 찜찜해졌습니다. 두 가지가 특히 걸렸습니다. 하나는 이름입니다. 봄시즌에는 행사 중간중간 틈날 때마다 출석부와 눈앞의 크루들을 번갈아 보며 이름을 외웠습니다. <크러셔 클럽>에 마음을 열어준 크루들을 올바로 예우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틈이 나면 앉아서… 쉬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마지막 인사입니다. 봄에는 키 메시지를 강조하며 윌리, 버기가 고개 숙여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이번엔 어영부영 마무리했습니다. 목적, 주제, 메시지를 면밀하게 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뭐, 겉 보기엔 괜찮았습니다. 다들 즐거워 보였고, 화기애애했습니다. 부족한 점은 있지만, 이건 준비한 우리나 알지 크루들은 잘 모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만만의 콩떡입니다. 만족도 조사를 해보니 지난 시즌 크루데이와 큰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 숫자로 선명히 드러났습니다. |
|
|
‘24 봄시즌 - ‘24 가을시즌 크루데이 만족도 조사 결과 비교 |
|
|
매우 만족의 비율이 72.7%였던 것이 58.8%로 하락했습니다. 솔직히 너무 놀랐습니다. 티가 안 났다고 생각했는데,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정성 몇 스푼 덜어낸들 크루들이 모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리석은 착각이었습니다. |
|
|
<크러셔 클럽> 가을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애정과 노력을 많이 쏟았습니다. 12명의 리더와 윌리는 더운 여름 여러 번 회의, 워크숍, 1박 2일 캠프까지 가면서 가을시즌을 기획하고 준비했습니다. 봄에 비해 더 많은 수고로 준비했습니다. 그 정성을 크루데이를 통해 크루들에게 잘 선보여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합니다. 마치 동료들이 고생해서 만든 요리를 서빙하다 엎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루데이를 회고하는 시간에 윌리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운동선수들이 중요한 경기 앞두고 몸 관리한다고 하잖아요. 몸과 마음을 좋은 컨디션으로 만들기 위해서 외출도 자제하고, 먹는 것도 조심한다고. 우리도 크루데이처럼 정말 중요한 행사를 앞두었을 때는 관리를 잘 해야 할 것 같아요. 처음 만난 크루분들께 첫인상을 잘 남겨야 하는데 우리 체력, 마음 상태 같은 게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강타자가 또 홈런을 칠 수 있는 건 그가 이전에 홈런을 친 적이 있고, 그 기운이 배트에 서려있어서가 아닙니다. 이전에 홈런을 쳤을 때와 같은 힘과 집중력을 또 발휘했기 때문입니다. 최선을 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을 때와 같은 결과를 얻는 방법은 없습니다. 이 교훈을 시간이 지나면 또 까먹겠지만, 최소한 가을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정신을 차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새로운 동료들의 이름을 빠짐없이 외우고, 다음 활동의 본질을 고민할 시간입니다. |
|
|
게스트 모집 시작!
드디어 가을시즌 게스트 모집이 시작됐습니다. 매주 주말 서울 곳곳에서 정복활동이 열리는데요. 꼭 와주시면 좋겠어요. 우리 크루들이 좋은 경험(재미 + 의미)을 드리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거든요. 오시면 정말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이동약자와 그 친구들의 막힘없는 이동을 위해서는 여러분의 동참이 꼭 필요하답니다. 아래 버튼 누르면 일정 보실 수 있는데, 일단 눌러 주실 거죠?🥹😉🙏 |
|
|
크러셔, 오늘의 레터는 어땠나요?
아래 버튼을 눌러 의견을 남겨주세요. 다음 레터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됩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