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하인드
뿌하인드는 계단뿌셔클럽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비정기 레터입니다. 계뿌클 오피스 구성원들이 가끔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써서 보내드립니다. 오늘의 작성자는 윌리입니다.
혹시, 최근 계단뿌셔클럽 앱 열어보셨나요? 눈치 채신 분도 있을 것 같은데, 홈 화면을 싹 업데이트 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쉽지 않았어요. 앱의 홈 화면은 사람으로 치면 ‘첫 인상’인데요. 좋은 첫 인상을 만드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걸 깨닫게 된 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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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계단뿌셔클럽 앱은 사실 접근성 정보를 등록하는 사람을 위한 수집 도구로 태어났습니다. 정복활동 나가서 식당 출입구에 턱이 몇 센티인지, 엘리베이터가 있는지 기록하는 도구요. 정보를 등록하는 크루가 곧 사용자였으니까, 과거에는 정보를 조회하는 사람의 관점을 깊이 고민할 이유가 크지 않았어요.
그런데 점점 서울 데이터가 쌓이고, 지도 화면이 생기면서 조회 용도로 앱을 쓰는 분들이 조금씩 생겨났어요. 그래서 약간의 기대감을 품고 휠체어 사용자분들께 "앱 잘 쓰고 계세요?"라고 여쭤봤습니다. 이런 답을 주시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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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들어왔을 때,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지도가 아니라서, 어떤 걸 봐야 할지 헷갈렸어요."
"검색했을 때 별로 정보가 많이 보이지 않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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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피드백이 특히 아팠습니다. 그 분이 검색하신 동네는 접근성 정보가 꽤 많이 쌓인 지역이었거든요. 정보가 없는 게 아니라, 찾는 길이 없었던 거예요. 어떤 식으로 검색해야 하는지 모르거나, 검색 결과가 잘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용방법을 알려드리다보니, 설명이 길어진다는 걸 깨달았어요.
"여기서 음식점을 누르시고, 검색어를 지운다음에, 다시 지도를 원하는 곳으로 옮겨서 카테고리를 클릭하세요."
어렵다는 얘깁니다. 안그래도 생소한 앱인데다가 사용성이 다른 앱보다 압도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인데, 어렵기까지 하면 아무리 내가 원하는 정보가 있어도 확인을 못하고 나가게 되겠죠. (ㅠㅠ)
콘텐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야구장 접근성, 공연장 동선 같은 콘텐츠를 열심히 만들었는데, 앱 안에서 그걸 보여줄 영역 자체가 없었어요. [메뉴] 페이지에 넣어뒀지만 눈에 띄지도 않았고요. 막상 뉴스레터랑 인스타로는 봤지만 앱에서는 확인이 어려운거죠.
정리하면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는 겁니다. 정보를 찾기 어렵고, 콘텐츠는 보이지 않고, 무엇을 할 수 있는 앱인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홈화면을 바꿔야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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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너를 확 키워서 시선을 잡고, 상단에 검색창을 유지하고. 조회하기와 정복하기(등록)를 나누되, 디자인상 더 안정감 있는 위치에 두었어요. 그럴 듯한 앱이 된 것 같았어요. 계뿌클의 컨셉을 살려 정복하기라는 단어도 쓰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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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요"
"깔끔해져서 좋은 것 같아요"
"약간 어색한데, 곧 익숙해질 것 같아요!"
여기까진 너무 좋았는데요. 또 다른 피드백들이 들려왔습니다.
"갑자기 너무 많이 바뀌어서 헷갈려요. 저는 익숙한 게 편해요"
"저 잘 쓰고 있던 카테고리 칩이 사라졌어요! 검색할 때 어색해요"
아, 너무 잘보이고 싶어서 기능이나 필요보다 디자인에 집중하게 되었던 거였어요. 만들다 보니, 보기 좋은 쪽으로만 계속 피드백하며 발전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한쪽에만 무게를 실어버렸더니, 막상 잘 사용중이던 사용자들이 어려워하게 된 거죠.
직감이 왔습니다. ‘이건 고쳐야 한다.’
'쉽게 찾기'가 저희 앱의 근간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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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다시 고치고 싶었는데요. 더 자세히 듣는 시간을 가져야겠더라고요. 크루분들과의 인터뷰, 휠체어 사용자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어떤 것이 어려운지를 다시 차근차근 확인했어요.
"내 주위 장소들을 카페, 음식점 구분 없이 확인하고 싶어요"
"검색창이 눈에 잘 안보여서, 어디를 눌러야 할지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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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새로운 결론이다! 라는 건 없었어요. 홈 화면은 예쁘게 보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쉽게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수없이 디자인 시안을 그려봤습니다. 그리고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기준 삼아 더 발전시킬 후보를 골라냈습니다. (그러고 보면 사용자 인터뷰는 저희를 미혹에 빠지지 않게 하는 등불인 것 같아요)
긴 논의 끝에 세번째 홈화면이 탄생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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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홈화면인 세번째 홈화면은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 검색창과 카테고리칩은 지금 디자인을 유지한다. 중심이 되고, 잘 보일 수 있도록 배치한다.
- 이전 버전의 사용성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했고요. 브랜드 컬러를 통해 강조해서, 장소를 탐색할 수 있다는 사실을 더 명확하게 만들었습니다.
- 조회하기와 등록하기도 분명하게 나눴습니다. 컬러도 조금 더 입히고요. 앱에 처음 들어온 사람이 "여기서 뭘 할 수 있지?" 했을 때 정보를 찾고 싶은 사람과 등록하고 싶은 사람이 서로 길을 잃지 않도록이요. 오히려 이렇게 컬러를 쓰니 경쾌하고 귀여운 계뿌클의 색도 살아나는 것 같더라고요.
- 콘텐츠 배너는 크기를 줄이고 위치를 조정했습니다. 있되, 장소 탐색을 밀어내지 않는 정도로요. 대신 디자인을 통해 눈에 들어올 수 있게 했습니다.
사실 이 과정에서 등록 기능을 아예 별도 앱으로 분리하자는 의견도 있었어요. 그런데 계뿌클 앱의 근간은 "누구나 조회도 하고 등록도 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이동약자가 직접 정보를 등록하기도 하고, 친구가 대신 해주기도 하고, 그 정보를 또 다른 누군가가 조회하기도 하는. 그 흐름이 하나의 앱 안에 있는 게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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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당일 이탈률이 개선되었습니다. 이탈률이란 신규 가입자 중 홈화면에서 아무것도 누르지 않고 이탈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하거나, 흥미 있는 것이 없다는 의미에 가깝겠죠?
홈화면 개편하기 전에 비해 당일 이탈율이 약 13% 하락했습니다. 업데이트가 3/6일에 진행되었으니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대체적으로 해당 비율이 유지되고 있더라고요!! (디자이너 온리: 너무 기뻐요 광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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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게 많아 머리를 부여 잡는 윌리와 온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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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들이 이동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계속 잘 만들고 싶어서, 하고 싶은 게 진짜 많거든요. 필요한 저장 리스트도 만들고 싶고, 필터도 개선하고 싶고, 콘텐츠도 더 잘 보여주고 싶어요. 하고 싶은 건 정말 많은데, 이번에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저희끼리 상상해서 만드는 것보다, 크러셔님이 직접 들려주신 의견을 바탕으로 하면 훨씬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걸요.
크러셔님은 앱을 쓰면서 어떤 게 더 있으면 좋으시겠어요? 불편한 점이든, 바라는 점이든 편하게 알려주세요. 다음 변화에, 그 목소리를 꼭 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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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이제 크러셔 클럽 봄시즌 정복활동을 시작합니다!
이번 시즌 더 많은 사용자들이 원하는 장소를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서울 곳곳의 활동에 참여해주세요! 이 다정함은 이동약자의 세계를 넓힐 뿐 아니라, 우리의 시야도 넓혀줄 거에요.
주말을 값지게 만드는 정복활동에 오시면 개편되었다는 앱도 실컷 써보실 수 있습니다! :)
아래 정복활동 신청 링크를 복사해서 주위에 널리 퍼뜨려주셔도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신청링크: https://forms.staircrusher.club/26s_guest?ref=let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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