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하인드
뿌하인드는 계단뿌셔클럽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비정기 레터입니다. 계뿌클 오피스 구성원들이 가끔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써서 보내드립니다. 이번 뿌하인드는 윌리가 예상치 못 한 질문을 받은 날로부터 시작합니다. 휠체어 타는 윌리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정보가 누군가에게는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된다는 걸 알게 된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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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외근이 있어서 광화문 사거리의 큰 빌딩으로 출근을 했습니다. 커피를 한 잔 사서 업무 공간으로 이동하려는데, 정장을 차려입은 중년의 남자분이 ‘선생님-!’이라고 외치며 뛰어오셨어요. 처음에는 그 분이 간절하게 찾는 ‘선생님-!’이 저인줄 전혀 모르고 굴러가고 있었죠. 점점 소리가 가까워져서 휠체어를 멈추고 돌아보았더니, 그 분이 간절한 눈빛으로 물으시더라고요.
“실례가 안된다면, 혹시 그 휠체어 뭔지 알 수 있을까요? 어디서 구매하셨는지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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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에게는 올해 대학교 입학을 앞둔 딸이 있다고 하셨어요. 성인이 되어 이제 대학 캠퍼스라는 넓고 거친 세상으로 나가는 딸에게, 조금 더 편하고 기동성 있는 휠체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셨대요. 막연히 생각하시던 것과 비슷한 휠체어를 탄 저를 우연히 마주치게 됐고, 붙잡으신 거였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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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 제가 타고 있던 휠체어에 대해 설명해드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휠체어 정보는 정말 아는 사람만 아는구나.’ 그렇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크러셔 여러분 중에도 휠체어에 어떤 종류가 있고, 각각의 특징이 무엇인지 들어본 적이 없는 분이 많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설명해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휠체어는 크게 세 종류로 나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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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수동휠체어 (가) 전동휠체어 (오) 수전동휠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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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동휠체어: 팔 힘이 동력이 되는 휠체어입니다. 상대적으로 가볍고, 접히거나 분해가 되어 차에 싣기 좋습니다. 가볍기 때문에 동행인이 있으면 뒤에서 살짝 들어줘서 낮은 계단 한 칸 정도는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다만 먼거리 이동은 어렵고(어깨가 아파요!!), 노면의 상태에 훨씬 예민합니다. 앞바퀴가 작아서 작은 단차, 돌에도 걸려 넘어질 수 있어요. (주요 브랜드 및 모델: Ti, 아리아, OX, 오토복, 닛신, 퀴키 등)
- 전동휠체어: 보통 수동휠체어의 반대라고 생각해서 ‘자동휠체어’라고 많이들 부르시는데요. 진짜 이름은 ‘전동휠체어’입니다. 전기가 동력이 되는 휠체어에요. 조이스틱을 조작해서 배터리의 힘으로 빠르게, 멀리 이동이 가능합니다. 속도를 내면 비장애인보다 빨리 이동할 수 있어 정복활동에서는 전동휠체어 사용자가 ‘이동강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주요 브랜드 및 모델: 오토복, 퍼모빌, c1)
다만, 크고 무겁기 때문에 경사로가 없는 가게는 들어가기 어려워요. 무거워서 주변 사람이 들어올려줄 수 없거든요.
- 수전동휠체어: 딱 들어도 느낌이 오시죠? 수동휠체어와 전동휠체어의 하이브리드입니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바디에 배터리, 모터를 통해 기동성을 더한 모델입니다. 토도, 야마하, 조이휠 등의 옵션이 있습니다. (대부분 원하는 수동휠체어에 전동모듈을 덧붙이는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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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수전동휠체어가 제일 좋은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막상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수동과 전동 양쪽의 단점(수동보다 무겁고, 전동보다 배터리가 약함)도 다 갖고 있거든요. ‘정답’은 없고, 사용자가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수동, 전동, 수전동 중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휠체어를 오래 타온 저는 수동휠체어 1대, 수전동휠체어 1대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주위에 2대 이상 사용하는 분들도 꽤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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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골랐다면 사야겠죠? 휠체어는 얼마 정도 할까요? 어디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휠체어를 판매하는 업체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위에 언급한 제조사 직영 판매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고요. 그 외에 ‘모델’ 별로 수입해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동차하고 비슷해요. 하나의 브랜드 내에 다양한 모델과 옵션이 있어 조합해 고를 수 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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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에 맞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너무 크거나 작으면 허리가 휘거나 어깨가 아프고요. 인터넷에서 무작정 구매하기 보다, 몸에 잘 맞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피팅하길 권합니다. 또 디자인도 여러가지여서 나의 취향에 잘 맞추는 것도 중요하죠. 제가 지금 타는 수동 휠체어를 고른 첫번째 이유는 예뻐서였거든요!
하지만 원한다고 다 살 수는 없어요. 휠체어는 생각보다 정말 비싸거든요. 저렴한 것은 30만원에서, 좋은 것은 1,000만원까지도 합니다. 병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병원용 휠체어는 30~50만원 사이에서 살 수 있는데요. 저처럼 생활하는 시간 대부분 휠체어를 쓰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진 않아요. 오래 타도 무리가 적도록 풀카본에 방석, 바퀴 옵션, 등받이, 수전동 옵션까지 넣다보면 1,000만원까지 올라가기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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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델은 맞춤이 어려워, 상황에 따라 별도 수동휠체어 구매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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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만원, 1,000만원 짜리 휠체어가 필요할까 싶으시겠지만, 휠체어는 하루 10시간 이상을 타야하는 필수재에요. 건강과 체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답니다. 그리고 한 번 사면 10년 이상 타기도 하죠. 1년에 90만원을 낸다고 생각해보면… 그래도 비싸긴 하네요 😭
장애인고용공단, 민간 공익단체에서 휠체어 구입비를 지원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사업을 잘 알아보면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는 게 또 쉽지만은 않아요. 원하는 모델을 받지 못 할 수도 있고요. 아무튼, 값비싸고 오래 쓰고, 삶의 질에도 영향을 많이 미치니 살 때 잘 알아보고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족: 윌리는 피고용인일 때보다 더 일을 많이 하는데, 피고용인이 아니라서, 장애인’고용’공단의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흙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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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뿌셔클럽 앱에서는 어떤 장소에 대해서 ‘휠체어로 갈 수 있다, 없다’가 아니라 ‘그곳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려줍니다. 입체적으로 정보를 모으고 보여주죠. 이 글을 읽으며 그 이유를 혹시 눈치채셨나요?
사용하는 장비에 따라 출입 가능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전동휠체어는 턱이 있으면 아예 들어가기 어렵지만, 수동휠체어는 동행인이 있으면 가능할 수도 있고요. 반대로, 경사로가 있으면 전동휠체어는 수동휠체어보다 쉽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 상황에 따라서 정보를 체크하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크러셔가 함께 모아주신 입체적인 접근성 정보는 “여기 내 휠체어로 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확신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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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오래 탄 저조차도 휠체어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계속 접합니다. 그래서 휠체어 장비 정보를 나누고, 직접 타보기도 하는 오프라인 모임을 열어보면 어떨까 고민 중이에요.
관심 있는 휠체어 사용자/가족/친구가 있다면 의견을 남겨주세요! 그 외에도 휠체어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여러분의 피드백을 모아 또 다른 흥미진진한 레터로 돌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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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두 번째 새해 무엇인지 눈치 채셨나요?
바로 설인데요! 설이 지나고 나면, 계단뿌셔클럽의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새해를 맞이해서 "올해는 꼭 다정해야지" 생각하셨다면 계단뿌셔클럽과 함께 그 다정을 발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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