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내내 계단뿌셔클럽 팀은 ‘2026년에 무얼 해야 가장 잘 하는 걸까?’를 고민했습니다. 다양한 고민을 바탕으로 새롭게 시도했던 일들을 오늘 뿌클레터에서 소개합니다. 아직 ‘모든 것이 정해졌다!’고 할 수는 없는데요. 그래도 방향이 조금 잡혔어요. 조금 더 뾰족해진 느낌입니다.
크러셔님, 오늘 보내드리는 생존과 문제해결을 위한 계뿌클의 고민을 읽어봐주세요. 그리고 이 뾰족한 방향이 문제를 깰 수 있을지, 자유롭게 의견도 많이 보내주세요! |
|
|
많은 크러셔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10만 곳이 넘는 장소의 접근성 정보를 모았습니다. 크러셔들이 일일이 찾아가 수집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성과입니다! 그렇지만, 정작 사용자가 원하는 장소의 정보가 비어 있으면 이 10만 개가 ‘0개’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계속 마주했습니다.
"제가 확인한 곳에는 정보가 비어 있었어요"
"제가 원하는 지역은 아직 정보 수집 전이더라고요"
우리가 열심히 한 것과 별개로, 사용자들이 원하는 사용성은 생기지 않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리고 ‘그냥 이대로 변함없이 우직하게 정보를 더 모으자!’는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은데, 어디로 가야 ‘막힘없는 이동’이 가능해질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
|
모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를 땐 물어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이동약자 크루들과 주변 잠재 사용자들에게 직접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계단뿌셔클럽이 지금까지 만든 것들 중에 무엇이 유용했는지, 평소 이동을 고민할 때 불편한 점이 무엇인지, 어떤 정보가 있으면 ‘막힘없는 이동’이 가능해지는지를 듣기 위해서요.
"KSPO DOME 정보 좋은데, 주차장에서 이동할 때 가파른 경사가 있더라고요. 이런 내용도 있으면 좋겠어요"
“잠실(야구장)만 다녔어서 대전구장은 처음이었는데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사전에 동선과 다른 휠체어사용자 후기를 뿌클로드에서 보니까 마음이 놓였고 현장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팀원들 모두 함께 질문을 준비하고, 20명이 넘는 사용자들과 1시간씩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패턴이 보였습니다. 올해 올린 ‘뿌클로드 야구장편’과 ‘공연장편’이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있었던 겁니다. 반응도 적극적이었고, “이건 꼭 필요했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용자들은 문화·여가 시설을 이용할 때 불편이 크지만, 이를 해결할 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을 반복해서 이야기했습니다.
통화를 끊고 나서 윌리는 확신했습니다. |
|
|
“그래, 식당·카페는 수가 너무 많지만, 야구장은 전국에 10개, 주요 공연장도 정해져 있으니까. 이 불편함을 없애는 건 우리가 잘 할 수 있겠다”
명확한 페인포인트가 있고,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명확한 일. 우리가 집중하면 제대로 뿌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무엇보다 같은 어려움을 겪고,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인 크루들이 있으니까요. 우리가 뭘 더 잘해야 하는지 인터뷰를 통해 선명해진 순간이었습니다. |
|
|
인터뷰를 통해 ‘문화·여가 시설 이용 안내 콘텐츠를 만들면 유용할 것이다’라는 가설이 섰습니다. 이제는 무언가 만들어서 검증해볼 차례입니다. 언제 만드냐고요? 당장입니다!
MVP(Most Viable Product: 가설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간단히 만들어보는 제품)를 만들어보기로 하고, 연말 대형 공연이 열리는 고척스카이돔을 첫 목표로 삼았습니다.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이 열렸을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무언가를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인터뷰에서 사용자들이 말해준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이미 인터넷에 올라온 자료,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했어요. 윌리가 조심스럽게 “직접 가보면 어떨까요…?” 하는 의견을 냈고, 모두가 바로 캘린더를 켰습니다. 그렇게 잡힌 날짜는 5일 뒤인 11월 20일, 한 주 만에 답사 일정이 잡혔습니다. 디자이너, 개발자, 기획자가 함께 고척으로 향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조금 쌀쌀한 날을 잡아서요…
개봉역–고척–구일역까지 전 구간 동선을 직접 확인했고, 자차·장콜 이용 시 포인트, 도로 폭, 이동이 편한 길, 헷갈리는 갈림길도 모두 눈으로 체크했습니다. 역부터 경기장까지는 편도 20분 거리인데요. 휠체어로 이동하며 사진을 찍고 경사를 재고 동선을 비교하다 보니 20분은커녕, 1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있더라고요.
현장에 가보니 사무실에 앉아서는 생각하지 못 했던 뜻밖의 요소도 많았습니다. 경기 전 대기할 수 있는 카페·식당의 접근성, 휠체어가 다니기 좋은 골목, 경사가 덜한 동선, 어디서 어떻게 안내해야 맞는지까지… 이런 것들은 이동약자와 그 친구들이 직접 가보지 않고서는 절대 알 수 없는 정보였어요. 휠체어로 직접 다녀보고, 갈래길마다 경사를 비교해봐야만 보이는 것들이었습니다.
추운 날씨에 꼼꼼하게 체크하다 보니 어느 순간 모두 지쳐가고 있었는데요. 그때 디자이너 온리가 외쳤습니다.
“제가 살게요, 붕어빵 드실래요?!”
그 말을 듣고 일행은 동시에 붕어빵 노점을 쳐다봤고, 바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
|
‘노점 붕어빵집은 턱이 없군. 접근성 100점’
“붕어빵집은 접근성 완벽하네!”라는 농담이 절로 나왔습니다.
농담까지 접근성 중심이라니… 우리, 정말 뾰족해지고 있는 것 같죠? |
|
|
“이 공연장 가려면? 계단뿌셔클럽 보면 돼!”
“야구장 갈 건데? 뿌클로드에 후기 다 있어!”
“오, 공연장 주변 식당, 카페 접근성 정보도 다 들어있네?” |
|
|
우리가 앞으로 듣고 싶은 말입니다. 그래서 공연장·스포츠 경기장 같은 문화–여가 시설의 접근성 정보를 집중적으로 모으고, 더 정확하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많은 곳을 조금씩 채우는 방식으로는 결국 아무 곳도 100% 해결할 수 없다는 걸 경험해왔으니까요. 넓게가 아니라, 뾰족하게. 작은 영역부터 제대로 해결해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그 동안 모은 10만 개의 접근성 정보도 더 많이 쓰일 것 같거든요!
“가장 작은 영역부터,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거대해보이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뾰족하게 시작해야 한다는 스타트업계의 격언(?)인데요. 그래서 우선은 서울의 공연장·경기장과 그 주변 동선을 집중적으로 수집할 계획입니다. 서울에서 검증해보고, 유용성이 입증되면 다른 지역도 같은 방식으로 확장해보려고 합니다.
“우리의 노력으로 전국 모든 공연장, 경기장의 휠체어석이 꽉 찬다면?”
🥹생각만 해도 벅차죠?
공연장 휠체어석이 매번 매진되고, 누구나 마음 편히 야구장에 놀러가고,
정보가 없어 망설였던 공연과 경기들을, 막힘없이 찾아갈 수 있는 세상.
그런 세상을 만들어가는 다양한 협업과 시도들, 기대해 주세요! |
|
|
이 퀘스트를 깨는 과정이 쉽지 않겠죠?
그렇지만 크러셔님처럼 우정을 나누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요.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힘들기 보다는, 꽤 흥미진진할 것 같아 기대됩니다. |
|
|
그 과정에서 어떤 것은 포기하고, 어떤 것은 더 이뤄낼 수 있을 텐데요. 그 모든 순간이 결국에는 이동약자와 그 친구들의 막힘없는 이동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크러셔님도 2026년을 어렴풋이 그리고 계신가요?
아직 좀 뿌옇더라도 방향을 정하고, 하나씩 어려움을 정리해보고, 혼자 또 함께 해결하는 계획과 함께 2026을 맞이하시길 바라요!
우리의 올해는 아직 30일이나 남았으니까요 : )
|
|
|
지난 한 달간 계단뿌셔클럽이 여러분께 전하고 싶었던 소식을 클리핑하여 전달드립니다. |
|
|
12/3일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계단뿌셔클럽 앱에서 '정보수집 1203개 달성하기' 이벤트를 엽니다. 12월 3일 하루동안 외부 접근성 정보 / 내부 접근성 정보를 합쳐서 1203개 모아보는 것인데요.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 미리 챌린지에 입장해주세요! 12월 3일 등록된 정보만 카운트 되니, 참고해주시고요. 추후 자세한 안내와 메시지는 앱푸시와 인스타를 통해 안내드릴게요 :)
|
|
|
버기
전화 인터뷰 한 건 한 건 다 너무 좋았는데요. 그중에서도 결혼식장의 접근성 정보가 없어서 불편했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요. 좋아하는 형의 결혼식에 초대 받아서 갔는데, 딱 출입구를 넘어가자마자 거대한 계단을 마주한 일이 있으셨대요. 어디에서도 그 결혼식장의 접근성 정보를 찾지 못 해 일단 가본 거였는데 난감하고 좀 슬프셨다는 이야기. 먼저 도착해있던 친구들의 우정으로 어찌저찌 들어갔지만, 미리 알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하셔서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풀고 싶은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문제 같이 잘 풀어봐요!
|
|
|
윌리
최근 뉴닉의 고슴도슴 북클럽에서 '마이너리티 디자인' 책을 기반으로 발제와 토의를 진행하고 왔습니다. 여러 꼭지 중 하나로 장애는 '개인'이 아닌 사회가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실제로 disabled는 disabled by society에서 온 단어이기도 하죠. '장애'가 있을 때 공연장 정보를 얻기 어려운 것, 일상 편의시설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은 명백히 개인의 잘못은 아니니까요. 사회는 사람으로 이루어진 곳이니까, 우리의 우정으로 정보를 모으고 공유하는 게 당연한 사회를 만드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
|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사람을 인터뷰하고, 치열한 회의로 가설과 실행 계획을 세우는 일, 그리고 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데이터를 모으고, 2주 안에 MVP를 개발해 출시하는 일,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시도를 계속하려면 ‘지속가능한 조직’이 필요합니다. |
|
|
그래서 여러분의 후원이 필요해요! 폭발적인 시도를 반복하다보면 누구나 지칠 수 있거든요. 지치면 다정한 마음도 줄어들 수도 있고요. 지치지 않고 지속되려면 적절한 규모로 구성원을 채용하고, 합리적인 보상을 책정해야 합니다.
계단뿌셔클럽이 적절한 규모, 합리적 보상을 갖출 수 있도록, 후원자가 되어주세요. 후원자로 합류해주시면 더 많은 공연장과 경기장을 답사하고, 더 완성도 높은 커뮤니티 활동, 지역 확장이 가능해집니다.
후원으로 함께해주세요. |
|
|
크러셔, 오늘의 레터는 어땠나요?
더 좋은 레터를 쓰고 싶은데요, 여러분이 어떤 이야기를 궁금해하시는지 궁금해요.
레터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시면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