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러셔님, 안녕하세요!
오늘 뿌클레터의 주제는 ‘주말’입니다. 얼마 전 한 기관과 내년 협업을 의논하는 회의를 했는데요. 팀장님이 이렇게 물으셨어요. “계단뿌셔클럽은 다양한 분들 참여를 정말 잘 이끌어내시던데, 비결이 뭐예요? 저희는 잘 안 되더라고요.” 지난달 뿌클레터에 쓴 이야기를 말씀드렸어요. 감사와 인정을 빼먹지 않기, 멋진 리더그룹 등등.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중요한 걸 하나 빼먹었더라고요. 바로 ‘영업시간’입니다. 장사 잘 되는 가게는 손님이 오는 시간에 문을 열잖아요? 계뿌클도 마찬가지예요. 커뮤니티 활동은 주말과 평일 저녁에 열어왔습니다. 오늘은 계뿌클이 여는 활동들의 영업시간이 왜 주말인지, 그리고 이 영업시간을 오래 지키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이야기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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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매끄러웠던 스타팅 데이 (’26 가을시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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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버기의 1인칭 시점입니다)
9월 19일 토요일, 크러셔 클럽 가을시즌을 여는 스타팅 데이가 열렸습니다. 1년 중 제가 가장 긴장하는 날이에요. 이날의 프로그램과 메시지, 환대에 앞으로의 4개월이 달려 있거든요. 4시간짜리 행사의 진행자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되어야 합니다. 웃음도 있어야 하고, 감동도 있어야 하죠.
오전 10시부터 세팅을 하고, 2시 반에 시작한 행사는 6시에 끝났습니다. 순조로웠습니다. 만반의 준비를 한 덕분에 ‘역대 스타팅 데이 중 가장 매끄러웠다’는 후기를 들을 수 있어 정말 기뻤어요. 행사 직전에 떠오른 클로징 멘트까지 무사히 마치고, 크루들을 배웅한 뒤 서울역으로 향했어요. 다음 날 부산에서 우정원정대 2 사전워크숍이 있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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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일요일, 우정원정대 2에 합류한 장애인 관객 대원 30여 분을 처음 만났습니다. 진행은 조금다른의 충현님이 맡아주셔서, 저는 콘솔 박스에서 PPT를 넘기며 대원 한 분 한 분의 얼굴을 익혔어요. 페스티벌이 처음이라 걱정도 기대가 된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그래도 다들 ‘설렘’을 품고 계시는 것 같아 저도 설렜습니다! 6시에 마지막 대원을 배웅할 때쯤엔 외향성 배터리가 바닥났지만, 다행히 환대 모드를 끝까지 유지한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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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월요일 아침에는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 바로 코엑스로 향했습니다. 사회적가치페스타에서 발표를 맡았거든요. 팀원들과 다 같이 다른 팀들의 부스도 둘러보고, 하이디라오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고 2박 3일의 일정을 마쳤습니다. 막판까지 부랴부랴 마무리한 일이 많아서, KTX에 콘센트와 와이파이가 있다는 사실에 새삼 감사한 사흘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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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문을 열면, 올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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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러셔 클럽과 우정원정대를 주말에 하는 이유는 단순해요. ‘참여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평일 낮에 모임을 열면 직장인도, 학생도 휴가를 내거나 공강을 만들어야 합니다. 여유 있는 시간에도 갈까 말까 고민되는데, 이미 할 일로 꽉 찬 시간이라면 사실상 오기 어렵죠.
반대로 주말과 평일 저녁에 문을 열면 ‘마음은 있지만 시간이 많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 올 수 있습니다. 특히 학생, 취준생, 직장인인 2030에게는 이 시간이 거의 유일한 틈이에요. 그래서 참여로 문제를 푸는 계뿌클에게 주말 영업은 가장 확실한 전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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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계뿌클은 9주 연속 주말 영업 중입니다. 리더크루들과 가을시즌을 설계한 기획캠프 두 번, 오래 활동한 크루들과 함께한 경로잔치, 일일크루를 만나러 간 서울공익활동박람회 부스, 스타팅 데이, 우정원정대 사전워크숍.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드디어 우정원정대의 쇼타임, 부산국제록페스티벌(부락)이 열립니다! 7만 명 넘는 관객이 오는 현장에서 스태프 27명과 3일 동안 접근성 지원을 하고, 장애인 관객 대원 30명과 신나게 슬램을 할 예정이에요.
하나 하나 다 중요하고 포기할 수 없는 일정이죠? 그렇게 주말을 열심히 보낸 덕분에 이룬 것들이 많습니다. 모집 3일 만에 100명이 마감되는 크러셔 클럽, 2,500여 명이 함께 페스티벌의 공기를 바꾸는 우정원정대, 그리고 12만 개 장소의 접근성 정보. 주말이 아니었다면 쉽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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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주말 영업을 오래 하려면 장치가 필요합니다. 계뿌클 팀은 주말에 일하면 대휴를 쓰고, 큰 행사가 아니면 돌아가면서 운영해요. 모두가 매주 총출동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숨이 훨씬 트이더라고요. 다만 주중에만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서 대휴를 다 쓰지 못하는 주도 아직 있어요. 주중 일과 주말 일을 나눠 맡을 수 있을 만큼 팀이 자라는 게 다음 과제입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강력한 연료가 하나 더 있었어요. 바로 ‘성장’입니다. 크러셔 클럽이 울창해지고, 여러 기업·기관과 손을 잡고, 올해부터는 저희가 모은 정보로 실제로 이동하는 분들이 생겼어요. 주말에 연 문으로 사람들이 들어오고, 그 사람들이 또 다른 변화를 만드는 걸 보면 다음 주말에 문을 열 힘이 생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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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가게는 주인이 편한 시간이 아니라 '손님'이 오는 시간에 문을 엽니다. 크루, 일일크루로 함께하는 우리의 동료들은 주중엔 학교와 회사에서 바쁜, 그러나 다정한 마음은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저희의 영업시간은 주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쉽지는 않아요. 안온한 주말과 문제해결, 둘 다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몇 년을 해보고 내린 결론은 이 문제를 풀려면 주말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예요. 이동약자와 그 친구들이 고민 없이 원하는 장소를 찾고 이동하는 날이 오려면, 그 전에 누군가는 자기 주말에 거리로 나가 입구를 살펴야 합니다. 그게 저희가 고른 일의 진실인 것 같아요.
다행인 건, 저희가 혼자가 아니며 여러분이 계시다는 것이죠. 자기 주말을 기꺼이 내어 들어와 주신 크러셔님들 덕분에,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도 저희는 문을 엽니다. 이번 주말 부락 현장 소식은 인스타그램으로도 전해드릴게요!
PS. 가을시즌 정복활동도 모집을 막 시작했습니다! 일일크루 자리가 열려 있으니, 주말에 딱 2시간 내주실 수 있다면 함께 해주세요. 이렇게 열심히 준비한 주말을, 근사하게 같이 보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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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계뿌클이 꾸준히 문 열 수 있도록, 정기 후원자로 함께해주세요.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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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간 계단뿌셔클럽이 여러분께 전하고 싶었던 소식을 클리핑하여 전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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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업데이트>
- 계단뿌셔클럽 앱 첫 화면 하단에 콘텐츠 소개 코너가 생겼어요. '이런 장소 어때요?'에서 지역, 테마 별 접근성 좋은 장소들을 추천하는 콘텐츠를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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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뿌하인드를 보내고 나서 여러 크러셔님이 의견을 보내주셨어요. 레터 한 통에 이렇게 많은 의견이 모인 건 처음이에요. 함께 읽고 싶은 의견이 많지만, 그중 두 분의 의견을 소개할게요. 귀한 생각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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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궁금했었어요. 최근의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뿌하인드에 담긴 문장들을 읽으니 상심한 마음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습니다. ‘본질을 벗어난 무가치한 댓글들에 한동안 먹먹했다’, ‘세상이 나아진 줄로만 알았다’… 이 문장들이 오래 남네요. 레터 잘 보고 있습니다. 다른 메일들과 달리, 메일함에 있으면 반갑고 안 보이면 궁금해지는 ^.^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이번화 내용이 특히 더 시의적절해서 순식간에 끝까지 읽게 되었어요. 저도 이 말을 딱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요새 흔히들 '혐오의 시대'라고 얘기 하잖아요. 이번 일련의 상황이 제겐 딱 그 모습이였어요. 댓글을 지켜보면서 대체 어디서 부터 얘기를 해야 서로 소통이란게 될지, 그게 가능하긴 한건지... 끝도없이 막막하다 못해암담해서 다시 폰을 내려놓은게 한두번이 아니였어요.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왔던 인류애를 많이 소진해버렸다가 뿌하인드 글을 보고 다시 충전해 갑니다. 우연히 본 유튜브에서 이런 말이 나오더라고요. "대충 알고 좋아하고 다 알고 싫어하자!"라고요. 우리 모두에겐 최소한 이런 태도가 필요한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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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러셔, 이번 레터는 어땠나요?
더 좋은 레터를 쓰고 싶은데요, 올 해 뿌클레터를 어떻게 읽으셨을지 궁금해요.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시면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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