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레터에는 꼭 여러분의 참여가 필요한 일이 있어요! 뿌하인드
뿌하인드는 계단뿌셔클럽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비정기 레터입니다. 계뿌클 오피스 구성원들이 가끔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써서 보내드립니다. 오늘 작성자는 버기입니다. |
|
|
얼마 전 여러 동료 크루들과 함께 행사를 잘 치르고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도란도란 얘길 나누다 위라클 채널에 한 영상이 올라오고 벌어진 일들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 자리에 있었던 누구도 쉽게 꺼내진 않았지만, 모두가 깊이 고민하는 문제였죠.
그때부터 한 명씩 돌아가며 자기 생각을 이야기했는데요. 저는 사실 제 차례가 오면 '좀 대책없더라도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야 뭔가 위로가 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동료들의 이야기를 쭉 듣다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그 생각과 감정의 변화를 전하고 싶어 오늘 뿌하인드를 씁니다. 그날 동료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고치지 않고 이름 없이 그대로 싣습니다. |
|
|
좋은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었던 날, <경로잔치> |
|
|
"낙상 안전 문제가 안 생길 수 있게 하는 문제 해결은 얘기가 안 나오고 맥락 없는 학폭, 소년원 예전 영상들 파묘로 인터넷 유흥거리만 된 느낌이에요. 가장 화나는 건 '장애인들 주제에 버스든 지하철이든 감사하게 탈 것이지 말이 많냐' 라는 코멘트가 너무 많이 보이는 것이에요. 해결책 없는 그저 유치한 말장난 같아요 말 그대로 대중교통이니까 누구나 이용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죠…
부디 다들 방향성 없는 분노는 넣어두고 앞으로의 안전 매뉴얼이 잘 조율되기를 바라요 예를 들어서 내려올 때는 무조건 뒤로 돌아서 보호자나 직원이 내려주는 시스템같이요 장애인 비장애인 편가르는 듯한 흐름이 얼른 멈추길 바랍니다😭" |
|
|
문제는 한 사람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
|
|
한 분은 그때 자기 블로그에 썼던 글을 그대로 보내주셨어요.
"개인의 인성이나 자아의 문제에 매몰되어 본질에서 벗어나고, 그저 무지성 혐오로만 소비되는 이 흐름에 또 한 번 깊은 무력감을 느낀다.
'기다렸다는 듯이 혐오할 명분을 찾았다!'라며 비난을 쏟아내는 자들, 이를 방관하는 자들, 그리고 자극적으로 부추기는 언론의 콜라보가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늘 서늘할 만큼 강력한 것 같다. 하지만 자극적인 이슈로 논점이 흐려질 때일수록, 우리는 진짜 바라봐야 할 본질이 무엇인지 기민하게 파악해야 한다.
결국 이번 논란에서 다뤄져야 할 진짜 본질은 한 개인의 잘잘못을 넘어 누군가 발로 밟아야만 겨우 고정되는 경사로처럼 불안정한 시스템의 안전 기준에 있지 않을까..? (…)
"타인의 슬픔과 고통을 내 것처럼 느끼는 원초적 감수성을 깨우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들 말하던데, 그럴 때마다 '도대체 무엇으로 인간이 사람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 끝엔 매번 무거운 절망감이 밀려온다. 하지만 여기서 멈춰 버린다면 정말 아무런 희망도 남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함께 아파하고 본질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 그 연결감과 연대감 속에서 다시 희망을 느낀다.
느리지만 강한, 우리의 이 다정한 연대 속에서...!!!" |
|
|
"박위님의 표현 방식에는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로 인해 이동권 문제의 본질이 흐려진 것 같아서 조금만 표현 방식에 신중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두더라도 점점 한 사람에 대한 비난으로만 흐르며 이동권 문제의 본질 자체가 사라지고, 이제는 장애인들이 자신의 권리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비난받는 지금 상황이 걱정스럽습니다.
최근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댓글을 읽고, 한참을 멍하니 노트북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어요. 처음부터 그들에게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는데, 그렇기에 그들이 받은 도움은 호의가 아니라 원래 받았어야 할 권리였는데... 어째서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장애인은 뭔가를 받고 비장애인은 뭔가를 베풀어주는 관계로만 보는 걸까...
계뿌클에서 함께 활동하고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우리 사회가 많이 바뀐 줄 착각했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먹먹했습니다." |
|
|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낙상이 얼마나 위험하고 치명적일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어서 당사자가 이 문제를 제기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됐어요. 반대로 도움을 준 사람 역시 매뉴얼에 따라 행동하다가 실수했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저는 이번 일을 단순히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지로 나누어 판단하기가 어려웠어요. 서로의 입장과 맥락을 조금씩 이해했다면 이렇게까지 서로를 향한 비난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번 논란을 지켜보면서 오히려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게 더 불편하고 버거웠던 것 같아요. 본인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채널이 많고 다양해지다 보니, 요즘은 어떤 사건이 생겼을 때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함에도 생각이 매우 확고한, 주로 양극단에 있는 사람들이 아주 강한 목소리로 빠르고 쉽게 다수에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그 목소리들이 실제보다 훨씬 크게 느껴지고, 아직은 조금 더 지켜보고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너는 이쪽이야, 저쪽이야? 누구 편에 설래? 아직 안 정했어?'라고 재촉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저 역시 이번 일을 보면서 '나는 아직 판단이 안 서는데, 빨리 내 입장을 정해야 하나?' 하는 압박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
저는 누가 잘못했는지를 빠르게 가려내는 것보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서로 어떤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하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지를 이야기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답을 바로 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히 고민한 뒤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이번 일을 보면서는 무엇보다 번복할 여지를 허용하지 않은 채 너무 빠른 입장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조금 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천천히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와 내 안의 기준을 함께 살펴보면서 스스로의 생각을 만들어갈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렇게 여유를 갖다 보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여유도 함께 생기지 않을까요?" |
|
|
"조롱과 미움만이 가득한 콘텐츠와 댓글을 보며 무력감을 느꼈습니다. 폭력적인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불어난 미움이 근본적인 문제와 해결의 가치를 지우고 혐오를 키워냅니다. 문제가 발생했으면 해결해야 하는데 혐오가 더 커진 이 상황은 뭘까요? 해결하지 못한 문제는 결국 다시 발생하겠지요.
그들 혹은 세상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당장 그걸 바꾸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문제를 제대로 의식하기 위해 노력하고 말하고 풀어 나가는 것입니다. 어떤 변화를 기대하면서 쭉이요.
그리고 혼자가 아니잖아요? 저에겐 수많은 크루분이 있으니까 든든합니다! 다행이에요." |
|
|
제 차례가 왔을 때, 무슨 말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저도 미움과 분노가 장마철 하천처럼 매섭게 불어나고 흘러 넘치는 걸 보며 꽤 시무룩해졌었거든요. 그래도 다들 슬퍼하는 것 같으니, 한 사람이라도 '이런 일 따위, 끄떡 없지!'하고 억지 낙관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경악하고, 슬퍼하고, 절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더 큰 위로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 많아서가 아니라, 이렇게 괴로워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라고요. 그래서 님께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미움과 분노가 쩌렁쩌렁해서 그렇지, 모두가 미움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다물고 있는 입들 속에 이런 고민들이 있다는 걸, 아무도 정답은 아직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애쓰고 있다는 걸요.
혹시 요즘 비슷한 마음이셨다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아주세요! 아무래도 우리는 혼자가 아닐 때 좀 더 오래도록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 같으니까요. 여러분도 혹시 나누고 싶으신 생각이 있다면, 아래 '의견 남기기'에 들려주세요.
좋은 대화를 함께 나눠주신 동료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버기 드림. |
|
|
오늘 뿌클레터는 어땠나요? 듣고 싶은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맘껏 남겨주세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