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레터에는 꼭 여러분의 참여가 필요한 일이 있어요! 뿌하인드
뿌하인드는 계단뿌셔클럽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비정기 레터입니다. 계뿌클 오피스 구성원들이 가끔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써서 보내드립니다. 오늘 작성자는 윌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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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공간'에 관심이 많아집니다. 계단의 유무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좋은 공간을 판단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어떤 곳이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지, 어떤 곳이 누군가를 은근히 밀어내는지, 어딘가 다녀올 때마다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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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이번 여름, 일 겸 영감 찾기 겸 이런저런 공간들을 다녀올 일이 꽤 많았습니다. 그중 제 예상보다도 훨씬 좋았던 곳들, 다녀온 후에도 생각나고 주위에도 소문내는 곳이 있었어요.
무엇이 그렇게 좋았을까요. 시설이 '완벽'한 건 아니었거든요. 그보다 좋다고 느낀 곳들에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는데, 그게 무엇일지 제가 소개드리는 두 곳을 통해 님도 한 번 생각해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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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소개드리고 싶은 곳은 이번 여름 문을 연 그림책방, 책방 꼬마예요.
사실 저는 이곳을 인스타그램에서 먼저 알게 됐어요. 문을 열기 전에 장애/비장애 어린이로 이루어진 자문단을 꾸린다는 소식이 반가웠거든요. 다정한데 어쩐지 경쾌한 그 느낌이 꼭 우리 계뿌클 같아서, 자꾸 마음이 갔어요. 오픈 하면서 레고로 만든 경사로를 두기도 하셨고요. '여긴 꼭 가보고 싶다' 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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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주말, 서촌에 갔다가 시간이 살짝 남아서 뭐할지 고민하던 찰나 홍제동에 위치한 책방 꼬마가 생각나더라고요. 방문해서 책만 사는 게 아니라, 조금 머물다가 가도 될지 궁금해서 살짝 연락을 드렸어요. '공간에 조금 머물러도 될까요? 제가 장애인 콜택시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어서요' 조심스레 책방에 메시지를 보냈어요. 그랬더니 답장으로 당연히 괜찮다고 하시면서, 사진도 몇 장 더 왔어요. 입구, 화장실 이용방법, 그리고 내부. 제가 미처 묻지도 않았지만 필요했던 정보를 정리해서 주셨더라고요. 아, 따뜻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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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방이 특별한 건, 아이들 모두에게 '너'의 자리가 있음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휠체어를 타는 아이도, 인공와우를 착용한 아이도,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도 이 책방에는 내 자리가 있다고 느껴요. 문에서부터 이미 다양한 어린이가 온다는 걸 느낄 수 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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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 아니라, '환대'의 대상을 가능한 모든 어린이로 두었기 때문이죠.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다 보니, 휠체어를 탄 저에게도 적절한 눈높이더라고요. 책방지기님이 '배리어 프리' 건축 전문가는 아니시지만, 지향하는 바를 좇다 보니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책방이 되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였을까요. 방문 전 제가 받은 그 사진 몇 장은, 갑작스러운 친절이 아니라 이 공간이 원래부터 품고 있던 태도였던 것 같아요. '누가 올지 모른다'가 아니라 '누구든 온다'를 전제로 지어진 곳. 그런 곳에서는 환대가 이벤트가 아니라 공기처럼 자연스러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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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눈높이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 라이브러리 티티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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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 곳은 성남에 있는 라이브러리 티티섬입니다. 청소년을 위한 공간인데, 도서관이면서 작업실(목공, 요리, 음악, 만들기 등 가능) 같기도 한 곳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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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섬 공간의 대부분은 어른 출입금지 구역입니다. 이곳에 다녀오면서 내가 청소년일 때 여기에 와봤으면 정말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어요. 다양한 경험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졌을 것 같다는 상상(!)이 들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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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공간이 시원시원하게 빠져있고요. '모두의 화장실'로 장애인 화장실도 갖춰져 있었어요. 운영하시는 분들이 기본적으로 '환대'를 장착하고 계셨고요. 인상적이었던 건 안내문과 도구들이 다양한 키와 성향을 고려해서 배치되어 있었다는 거예요. 13세-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다양한 청소년의 몸과 마음을 배려한 거죠. 서 있는 사람, 앉은 사람, 키가 큰 사람, 작은 사람… 여러 눈높이를 염두에 둔 공간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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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휠체어를 탄 저도, 그 '다양한 눈높이' 중 한 명으로 자연스럽게 포함됐어요. '장애인도 꼭 이용할 수 있어야 해!'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은 아니지만, 최대한 다양한 청소년 이용자를 환영하려다 보니, 그 안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자리도 자연스럽게 생긴 거죠. 특별한 배려가 아니라, 처음부터 넓게 열어둔 문 안에 내 자리도 있던 것. 그게 훨씬 편안했어요. 생각보다 친구들과 갈만한 공간이 많이 없는 휠체어 탄 청소년들이 여기 와서 눈치보지 않고 편하게 지내면 좋겠더라고요! 몰라서 못 오고 있을 것 같아, 꼭 소개하고 싶기도 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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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티티섬을 보고 마음이 빼앗겨서 계뿌클은 요즘 '포용적인 공간'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티티섬을 운영하는 도서문화재단 씨앗에서 준비 중인, 8~13세 어린이를 위한 '내일의 어린이실' 기획에 참여 중입니다. 다양한 장애가 있는 어린이들도 함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과 운영 가이드를 같이 만드는 작업이에요. 어쩌면 본업(?)에서 조금 벗어났지만, 저의 어린시절을 생각하다 보니 휠체어를 타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더 다정한 공간이 늘어나는 일은 꼭 하고 싶더라고요. 살짝 욕심부려서 하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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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드렸던 질문 기억나세요? 무엇이 그렇게 좋았던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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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두 곳 다 '나를 위해 특별히 배려해주는 곳'이 아니라, 처음부터 '누구든 온다'를 전제로 지어진 곳이어서였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시설이 조금 부족해도 "이렇게 도와드릴게요"라고 먼저 말해주는 태도와 분위기가 만들어져 있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두 곳 모두 '책'이 있는 공간이라는 것도 우연은 아닌 것 같아요. 책에는 ‘더 좋은 세상에 대한 바람'이 많이 담겨 있잖아요. 그래서인지, 이를 어떻게든 현실로 만들어보고 싶은 다정한 사람들이 유독 책 곁에 모이는 것 같기도 하고요. 티티섬처럼 잘 몰랐던 이런 공간, 더 많이 있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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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있는데 몰라서 못 가고 있는 곳들, 우리가 함께 모아보면 어떨까요?
우연인지, 최근 휠체어를 타는 지인이 ‘휠체어가 갈 수 있는 독립서점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했거든요. 원래 가기로 했던 곳이 영업을 종료했다고요. 정보를 모아야 하는 운명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이런 몰라서 못가는 곳 모으기 - '책이 있는 공간'으로 시작해보려고 해요. 바로 독립서점입니다.
완벽하게 배리어 프리한 곳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턱이 한 칸 있어도 우선 그 곳이 어떤 입구를 갖고 있는지 알고 싶거든요. 도움을 주실 수 있다면 더더욱 갈 수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독립서점 뿌시기에 함께 해주세요! 소개하고 싶은 독립서점을 가볍게 추천해주셔도 좋고, 함께 다녀볼 분으로 참여 의사만 밝혀주셔도 좋아요. 자세한 건 저희가 따로 연락드릴게요.
여러분의 '클릭'이 누군가에겐 소중한 공간 하나를 발견하게 되는 기회가 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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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뿌클레터는 어땠나요? 듣고 싶은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맘껏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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