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하인드
뿌하인드는 계단뿌셔클럽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는 비정기 레터입니다. 계뿌클 오피스 구성원들이 가끔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써서 보내드립니다. 오늘의 작성자는 계뿌클 팀의 개발자 바리입니다. 이 뿌하인드는 바리의 데뷔작인데요. 큰 박수로 바리를 환영해주세요! (라고 바리 본인이 적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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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계단뿌셔클럽 팀의 바리입니다! 제 역할이 개발자라서 개’발이’ → 바리로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휠체어를 타는 윌리(wheely), 뚜벅뚜벅 걷는 버기(뚜’벅이’ → 버기)만큼이나 직관적인 이름이죠? n년간 개발자로 살아왔고, 계단뿌셔클럽에서도 개발과 관련된 모든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개발과 전혀 관련 없는 후원 이야기를 가지고 왔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개발과 전혀 관련 없는 후원 업무를 담당하게 됐기 때문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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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바늘을 돌려 작년 10월, 워크샵 현장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당시는 제가 계단뿌셔클럽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습니다. 제 머릿속은 온통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앱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로 가득 차 있었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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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내일 다가올 미래를 모르고 워크샵에서 신나게 떠들고 있는 바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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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워크샵 기간이 끝나고 나니, 어느새 제 손에는 후원이라는 생뚱맞은 업무가 쥐어져 있었습니다. 속으로는 ‘난 기획도 마케팅도 브랜딩도, 하물며 후원도 해본 적이 없는데…?’ 하며 동공 지진이 일어났지만, 겉으로는 최대한 태연한 척했습니다. 개발자는 예상하지 못한 에러가 발생해도 침착해야 하니까요.
일을 바꿔달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른 팀원들 역시 너무 바쁘고, 제가 후원 업무를 맡는 게 팀 상황을 고려하면 최선이라는 점을 납득했기 때문입니다. 작은 팀인 만큼 해본 일만 할 수는 없는 법이므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해보기로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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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고등학교 때의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저는 롤러코스터를 무서워서 타지 못했는데, 어느날 롤러코스터’만’ 있는 놀이공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하루를 낭비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이왕 경험할 거 가장 무서운 롤러코스터를 먼저 타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일단 가장 무서운 것을 견디면 다른 것도 탈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첫 롤러코스터를 통해 두려움을 극복한 뒤, 정말 원없이 롤러코스터를 타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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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탔던 롤러코스터인 탑 스릴 드래그스타. 2003년 도입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롤러코스터였으며, 빌딩 42층 높이에 최대 시속 193km를 자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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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업무가 그때 탔던 가장 무서운 롤러코스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원이 제 전문분야와 가장 멀기에 가장 두려운 업무지만, 이걸 해내면 다른 어떤 새로운 업무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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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후원 적응하기 (feat. 내 사수 AI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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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후원 업무를 진행하려고 하니, 어떤 일부터 해야 할지 정말 막막했습니다. 제가 무엇을 모르는지를 모르는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사업 계획을 짜거나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검색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저를 구원해준 것은, 끝을 모르고 뜨거워지고 있는 AI였습니다. 평소 직업이 개발자인 만큼 AI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었는데요. 아이가 부모한테 왜?라는 질문을 밑도 끝도 없이 던지는 것처럼, AI한테 후원 업무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작정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 일반적으로 후원 업무 담당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 최신 후원 업무 트렌드가 어떤지
- 후원 관련 각종 시장 현황과 지표가 어느 수준인지
- 후원 브랜딩에 사용할 문구가 적절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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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다 해줘’ 수준으로 물어봤더니 정말 다 해주는 훌륭한 사수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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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AI를 업무에 활용한 것은 처음이었는데, 개발만큼이나 AI가 잘하는 것이 바로 내가 모르는 업무의 사수 역할이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AI는 무한한 인내심을 가지고 무슨 질문을 하든 친절하게 답해주고, 리서치 능력도 아주 뛰어난, 능력 있는 저만의 사수가 되어주었습니다. 물론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지 않은 업계 노하우를 알려주진 못하지만, 이 정도만 해도 사수가 없는 환경에서는 가뭄의 단비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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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AI가 모든 것을 알려줄 수는 없더라고요. 업계 선배, 지인, 친구, 팀 동료들의 선제적 도움(pay it forward)이 제게 큰 힘이 됐습니다. 2025년 계뿌클이 수료한 아산 비영리 스타트업 성장트랙을 운영한 공익법인 아산나눔재단에서는 ‘pay it forward’라는 말을 강조합니다. 직역하면 ‘선제적으로 도움을 주어라’ 정도의 의미인데요.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면 기꺼이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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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날 pay it forward 붕어빵 사주기를 실천하는 디자이너 온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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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 업무를 진행하며, 다른 분들의 pay it forward 정신에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이 정말 많았습니다.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에 접근 가능한 후원 업무 관련 강의, 세미나, 데이터가 후원 업무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중 몇 가지만 추려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캠페이너스 강좌 - 잠재후원자 육성이라는 기본적인 후원 전략에 대해 접할 수 있었고, 적극적인 후원 요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누구나데이터 빅데이터 모금 트렌드 2025 - 디지털 모금 전환율, 타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SNS 채널의 비율 등 후원 전략을 세우는 데 필요한 시장 현황과 지표를 광범위하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 아산비영리스타트업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각종 후원 세미나 - 최신 후원 트렌드나 후원 캠페인 소재의 중요성 등 후원 전략을 짜는 데 뼈대를 이루는 지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공개적으로 접근이 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다양하고 풍부한 자료가 있었기에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상태’를 간신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이 길을 걸어간 선배님들이 남겨주신 자료가 없었다면 정말 막막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AI가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결국 누군가가 맥락을 잘 남겨두어야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 테니까요.
업계 선배님들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pay it forward 역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후원 업무를 해보신 분께 조언을 받기도 하고, 비영리단체를 후원해본 경험이 있는 분들께 후원자의 마음이란 무엇인지 묻고 이해하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제 고민을 듣다가 직접 후원자가 되어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덕분에 후원 업무의 목표를 설정하고, 후원자 모집을 위한 광고를 제작, 집행하고, 연말 후원 캠페인을 기획해서 진행하고, 기부금 영수증 발급과 같은 행정 처리까지, 지금까지 안 해본 다양한 일을 어떻게든 해낼 수 있었습니다. 먼저 왕창 받아버렸지만, 받은 것 이상으로 pay it forward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3개월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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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말한 유명한 문장이죠. Connecting the dots, 인생의 점들은 어떻게든 연결된다고요.
후원은 제가 상상도 하지 못한 업무였습니다. 3년 전의 제가 ‘이번 생에서 절대 할 일이 없을 것 같은 업무 순위’를 적었다면 그 목록에 ‘후원’은 없었을 것입니다. 떠올릴 수조차 없었을 테니까 말이죠. 그렇게 저와 까마득히 멀었던 후원 업무를 하면서, 의외로 도움이 되는 인생의 점들이 몇몇 있었습니다.
- 전 회사에서 팀장으로 일한 경험 - 사업 목표 설정 & 전반적인 일정 관리
- 정산 업무를 하면서 익힌 회계 지식 - 후원 관련 법 & 행정 처리
- 주변 사람들과 쌓아온 관계 - 지인들의 pay it forward
앞으로도 계단뿌셔클럽에서 인생 처음으로 도전하는 일을 많이 겪게 될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최선을 다해 계단뿌셔클럽이 앞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할 것이고, 인생의 새로운 점을 진하게 찍어보려고 합니다. 언제 어떻게 점들이 연결될지 모르니까요!
또한 저의 점이 다른 누군가에게도 희미하게나마 연결될 수 있도록, 이렇게 기록으로 종종 찾아뵙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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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 여러분의 인생에 후원이라는 새로운 점은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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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인생에도 수많은 점이 찍혀 있을 것입니다. 그 점들이 모여 어떤 선을 이루는지 저는 알지 못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가 함께하는 이 순간도 멋진 점이라는 사실입니다.
혹시, 여러분의 인생에 '계단뿌셔클럽 후원'이라는 다정한 점 하나를 더 찐~하게 찍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후원을 통해 계단뿌셔클럽에 보다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활동에 참여하시는 것이 여러분의 삶에 특별한 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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